충치 조기진단 비용 건보혜택…"6월부터 4000원에 이용 가능"
‘충치’로 불리는 치아우식증은 2019년 한 해에 치료받은 사람만 645만 명에 달하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조기 발견이 어려운 탓에 상당수 환자는 이가 썩어 신경이 드러날 정도로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치과의사인 윤홍철 대표(사진)가 이끄는 아이오바이오가 치아 표면에 충치가 생기는 ‘치아우식증 1기’도 잡아낼 수 있는 검사장비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윤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치아 표면에 빛을 쪼여 반사되는 형광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충치를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며 “6월 1일부터 건강보험 요양급여 적용도 받는다”고 말했다.

충치는 진행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1기는 치아 표면에 충치가 처음 생기는 단계다. 발병 범위가 넓어지면 2기, 충치가 신경을 침범해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면 3기다. 4기는 치아 뿌리까지 곪는 단계다. 2기부터는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1기는 치과의사도 판별하기 쉽지 않다.

아이오바이오는 ‘빛’을 이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치아에 푸른색 가시광선을 쏘면 치아 상태에 따라 반사되는 빛의 파장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했다. 특수 필름으로 보면 건강한 치아는 하얀빛을, 충치가 있으면 붉은빛을 낸다. 충치가 심할수록 색이 짙어진다.

건보 혜택은 윤 대표가 이 장비 개발에 매달린 지 12년 만에 거둔 성과다. 만 5~12세를 대상으로 6개월마다 한 번씩 급여 적용이 된다. 이 덕분에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치태, 치석, 설태도 이 장비로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윤 대표는 “1회 진료비로 약 4000원만 내면 모든 치아의 충치 발생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 5~12세는 칫솔질이 습관화되지 않아 충치가 쉽게 생기는 연령대로 반기마다 한 번씩 검사하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과 유럽 CE 인증을 모두 신청했다. 윤 대표는 “이르면 다음달 두 인증을 모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바이오는 가정용 충치 진단장비도 개발했다. 이 장비를 치아에 비추면 충치가 진행되는 부분을 알 수 있다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아이오바이오는 이 장비에 카메라를 달아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들의 구강 관련 영상 데이터도 확보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3차원인 구강 구조를 2차원 영상으로 만든 뒤 치아 위치별 좌표를 설정해 영상 속 치아 상태를 정량화된 데이터로 축적하겠다”며 “가정에서 확보한 영상 데이터와 병원 진료·치료 정보를 합쳐 보다 정밀한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