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젠, 14조 치매 치료제 시장 열까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최종 승인이 오는 7일(현지시간) 결정된다. 시판 허가가 나올 경우 아두카누맙은 FDA 문턱을 넘은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된다.

3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FDA 산하 말초·중추신경계약물 자문위원회는 7일 회의를 열고 아두카누맙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당초 3월로 예정됐던 회의는 FDA의 요청에 따라 3개월 연장됐다.

업계에선 심사기간 연장이 아두카누맙 허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FDA가 자문위원회의 부정적인 의견을 뒤집었을 때 심사기간을 연장하고 추가 자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자문위원들이 잇따라 부정적 의견을 내고 있어 허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의약전문지 바이오파마다이브에 따르면 자문위에 참여한 세 명의 의사가 지난 4월 국제학술지(JAMA)에 아두카누맙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또 미국 비영리연구소인 임상경제연구소(ICER)는 아두카누맙의 효능이 예상보다 높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ICER은 아두카누맙의 가치가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연간 치료비 5만달러보다 훨씬 낮은 연 2500~8000달러 수준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아두카누맙은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료하는 신약이다. 전체 치매의 약 70%가 알츠하이머 치매다. 바이오젠은 머릿속에 축적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응집을 막는 역할을 한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의약품 중에선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아직 없다.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이 허가를 받을 경우 2026년 5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알츠하이머 국제기구인 알츠하이머병인터내셔널(ADI)은 2028년 관련 치료제 시장 규모가 14조4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업체들도 허가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두카누맙 위탁생산(CMO)을 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시약을 개발한 퓨쳐켐도 진단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