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에서 신약 후보물질 권리를 넘겨받은 해외 기업이 잇달아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해외에서 진행 중인 국내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신약 사간 해외社 잇단 상장에…국내 바이오 기업들 '큰웃음'
중국 바이오기업인 하버바이오메드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시가총액 1조2100억원 규모로 지난 10일 상장했다. 이 회사는 2017년 한올바이오파마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L161과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의 개발 및 판매에 대한 중국 권리를 사들였다.

이 회사는 HL036의 중국 임상 3상에 참여하는 첫 환자 투약을 이달 할 예정이다. 지난해 SK(주)가 이 회사에 60억원을 투자해 지분 1.13%를 확보하기도 했다. 하버바이오메드는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이뮤노반트도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이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스위스 로이반트는 2017년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5억250만달러에 HL161의 북미, 중남미 지역 권리를 사갔다. 로이반트는 HL161 개발을 전담할 자회사로 이뮤노반트를 설립했다. 상장 당시 9924억원 수준이던 이뮤노반트 시가총액은 1년 만에 다섯 배 이상인 5조51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헬릭스미스에서 유전자치료제 VM202의 중국 권리를 사들였던 노스랜드바이오텍도 지난달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현금 약 400억원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중증 하지허혈증을 대상으로 VM202의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올 8월 유한양행의 위장관 질환 치료 후보물질 YH12852를 도입했던 미국 프로세사파마슈티컬스는 10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한 해외 기업의 잇단 상장으로 국내 기업들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임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서다. 임상 2상, 3상으로 갈수록 단계별 성과금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진행한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기술수출을 하지 않은 다른 지역으로의 기술 이전 기회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