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사는 미생물이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피부 속 미생물 균총(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해 노화를 늦추는 다양한 항노화기술로 응용될 전망이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기업인 코스맥스는 광주과학기술원(GIST)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과 피부 노화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코스맥스는 2015년부터 사람의 피부에 사는 상재균이 직접 피부 노화를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항노화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특정 상재균 수가 줄어들면 피부가 늙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코스맥스는 이 균에 ‘스트레인-코스맥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를 응용한 안티에이징 화장품 20여 종을 출시했다. 이 균이 피부 항노화에 효과가 있다는 점은 실험을 통해 확인됐지만 명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코스맥스와 GIST 연구팀이 새롭게 발표한 연구 결과에는 이 미생물의 유전체를 분석해 알아낸 항노화 작용기전이 실렸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이 대사과정에서 스퍼미딘이란 물질을 생성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물질이 피부 안티에이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특히 스퍼미딘이 피부의 콜라겐 합성과 지질 분비를 활성화해 보습은 물론 탄력, 안티에이징 효능을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명삼 코스맥스 R&I센터 연구원장은 “지난 6년간의 노력 끝에 이룬 쾌거”라며 “세계 시장에서도 기술격차를 낼 수 있는 차세대 안티에이징 화장품과 바이오 소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의 활용 분야를 다양한 제품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항노화 화장품 외에 탈모방지 샴푸, 가글 제품, 구강 건강기능식품 등으로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