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시설에 대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EU-GMP) 인증을 받았다고 17일 발표했다. 국내 백신 제조시설이 EU-GMP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GMP는 원료 구입·제조, 품질관리, 출하 등 전 과정에서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적용해 우수 의약품 제조가 가능한지 인증하는 제도다. 미국의 ‘cGMP’와 유럽의 EU-GMP가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공장 ‘L하우스’에 있는 백신 생산시설에 대해 EU-GMP 인증을 획득했다. 한 달에 걸친 EMA의 현지 실사를 거쳐 3월 29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제조에 대해 EU-GMP 인증을 받았다. 지난달 26일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위탁개발생산(CDMO) 제조에 대해서도 같은 인증을 확보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GMP 인증 절차도 준비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L하우스의 생산 설비를 늘려 백신 CMO·CDMO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질 접합 등 백신 생산을 위한 설비와 연구개발(R&D)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백신도 즉시 대랑생산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존에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계약 연장도 검토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CMO 계약을, 지난해 8월 노바백스와 CDMO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엔 노바백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백신 후보물질 ‘NVX-CoV2373’에 대한 국내 생산과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계기로 세계 백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세계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