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자국 바이오기업 암젠이 보유한 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의 특허를 2029년까지 보호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판매가 막히게 됐다.

미국 대법원은 지난 17일 “엔브렐의 특허권을 보유한 암젠이 2029년까지 미국에서 (관련 제품에 대한) 독점적인 판매 권한을 가진다”는 판결을 내렸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에렐지를 개발한 산도즈는 2019년 미국 뉴저지법원이 “산도즈가 엔브렐의 유효성분 및 제조법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하자 대법원에 재검토를 청구했다.

이번 판결로 에렐지는 물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티코보도 2029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기 어렵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소송에서 산도즈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었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자회사인 산도즈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에렐지 판매를 승인받았으나 이번 판결로 미국 판매는 사실상 막혔다. 엔브렐은 지난해 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 시장 공략에 한층 더 힘을 쏟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유럽에서 에티코보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4억816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유럽에서 판매되는 엔브렐 오리지널약 및 바이오시밀러 중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에는 1억21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