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번역 한경바이오인투] [단독] 삼성바이오의 '승부수'…mRNA 백신 원액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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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이오인투 작성일 21-06-01 09:2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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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원액 본격생산
사진=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 코로나19 백신 원액의 위탁생산(CMO) 사업에 뛰어든다. 미국 바이오벤처 모더나에서 백신 원액을 바이알(주사용 유리용기)에 넣는 완제 공정을 수주한 데 이어 핵심 제조 공정인 원액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 등의 원액 생산을 위한 설비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 송도 1~3공장에 관련 설비를 갖춰 본격적인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증설 완료 시기는 내년 상반기께다. 백신 개발사인 해외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 이전 작업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백신 원액 생산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와 관련한 사업 계획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주를 계획하고 있는 백신은 mRNA 방식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이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독일 큐어백도 6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고 곧 시판에 나설 계획이다. 모더나와 큐어백은 대형 제약사가 아니라 바이오벤처다. 자체 생산시설이 없어 CMO 기업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에 모더나와 백신 완제 생산 계약을 맺었다. 오는 3분기부터 모더나 백신의 무균충전과 포장 등의 작업을 할 예정이다. 생산 물량은 연간 수억 회분으로 알려졌다. 백신 원액 CMO는 완제 공정보다 도스당 영업이익이 2~3배 이상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 위탁생산(CMO)업계의 마지막 미지의 영역이 채워졌다.”
바이오업계는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사업 진출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진입 장벽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mRNA 백신 분야에서 한국이 앞서나갈 기회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mRNA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손에 꼽힌다. mRNA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의 CMO 업체인 스위스 론자 정도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하고 있는 백신은 단백질 재조합(노바백스)과 바이러스 벡터(아스트라제네카) 방식의 백신이다.
당초 업계에선 한국 CMO 기업이 mRNA CMO 사업에 뛰어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mRNA를 보자기처럼 감싸 세포 안으로 전달해주는 ‘지질나노입자 기술’(LNP) 등을 보유한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mRNA 백신은 항원(코로나19 바이러스) 정보를 가진 mRNA를 몸 안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mRNA 바이러스 정보 덕분에 면역체계는 코로나19 항체(항원에 대한 면역성을 지니는 물질)를 우리 몸에 미리 만들어둔다.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오면 이 항체들이 바이러스와 싸운다.
다만 mRNA는 온도와 화학물질 등 주변 환경에 취약하다. 더구나 몸 안에는 mRNA를 잘 분해하는 효소가 많아 항체가 형성되기 전 대부분 사라진다. 이 때문에 mRNA를 보호하는 LNP 기술 등이 필요하다.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LNP 기술을 썼다. 한국 기업들은 이와 관련한 제조 노하우와 경험이 없다. 한국에선 에스티팜이 자체적으로 LNP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지만 아직 대량생산한 경험이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백신 CMO를 하면 관련 기술을 이전받게 된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MO 경험을 통해 mRNA 전문 인력이 생기고 바이오업계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액 생산은 완제 공정에 비해 영업이익도 높다. 업계에선 완제 공정의 경우 1회분에 1~3달러 정도의 이익이 남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완제 공정은 원액을 병에 넣고 포장을 하는 과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화 설비만 갖추면 기술력이 없어도 생산이 가능하다”며 “보통 1달러 안팎에서 가격 협상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노바백스 백신 원액을 생산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보다 2~3배 이상의 이익을 남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바백스 백신은 한국 정부엔 1회분에 16~22달러로 공급되는데, 영업이익률은 4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mRNA 백신은 회 분당 가격이 더 높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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