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번역 한경바이오인투]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팔아라"…헤지펀드, SK케미칼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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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이오인투 작성일 21-09-09 08:3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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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메트리카파트너스
"바사 지분 제대로 평가 못 받아
일부 매도해 배당하라" 주주제안
SK케미칼 주가 8% 넘게 올라
"중복상장, 母회사 주주에 불리
코리아디스카운트 주 요인 될 것"
좋은 실적을 발표한 것 외에 해외 행동주의 펀드가 SK케미칼에 주주제안을 한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날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에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SK케미칼이 들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68.43%)은 주당 149만2653원의 가치가 있는데, SK케미칼의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18.3%를 매도하고, 매각대금 4조2000억원으로 SK케미칼 주주에게 특별배당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메트리카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SK케미칼 지분은 5% 미만이어서 공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이번 요구가 근본적으로 SK케미칼과 SK바이오사이언스, 즉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만약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되지 않았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의 호재가 생겼을 때 SK케미칼이 그 가치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되면서 SK케미칼이 가진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가치는 할인돼 반영되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931,000 -2.00%)의 실적·주가가 올라도 지주사인 삼성물산(130,500 0.00%)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과 같은 원리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개발 소식으로 8월 한 달 동안 84% 오를 때 SK케미칼은 14% 상승에 그쳤다.
증권가에선 비슷한 일이 이후 반복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회사 성장에 필요한 자금마련을 위해 비상장사 계열사를 상장하는 ‘중복 상장’이 코로나19 이후 많아졌기 때문이다.
기업은 자회사를 상장시키면서 자금을 조달해 신사업에 쓸 수 있지만, 모회사 주주 입장에선 알짜 자회사가 떨어져 나가면서 주가가 할인되는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보면 자회사의 가치가 일부 모회사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양사의 시가총액이 과대계상(더블카운팅)되는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상승장에 기업들은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회사를 잇따라 상장했다. 카카오와 카카오뱅크(72,300 -0.96%), SK이노베이션(251,500 +0.80%)과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가 그 예다. 곧 상장할 현대중공업은 지배구조가 현대중공업지주(67,200 +0.60%)-한국조선해양(113,500 -2.58%)(중간지주)-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데, 3사가 모두 상장하는 ‘트리플 상장’이 된다.
이미 일본에선 여러 상장사가 중복상장을 이유로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돼 왔다. 홍콩 행동주의펀드 오아시스매니지먼트컴퍼니는 중복상장 기업을 노리는 대표적 펀드다. 2017년 말엔 일본 파소나에 대해 “자회사인 베네핏원 시가총액의 7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고, 2018년엔 GMO인터넷이 자회사인 GMO페이먼트게이트웨이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문제삼았다.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자 일본에선 중복상장을 스스로 해소하는 상장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NTT가 자회사였던 NTT도코모의 주식을 모두 사들여 상장폐지(완전자회사화)시킨 게 대표적 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 요인이 기업 간 순환출자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중복상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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